나는 왜 개발자가 되려 하는가
저는 예체능 계열의 비전공자입니다. 컴공과는 정말 아무련 관련이 없었고 컴퓨터라고 하면 게임, 웹서핑이 전부였습니다. 개발자라는 직종도 모르고 있었고 관심도 없었습니다. 근데 지금은 왜 좋은 개발자가 되기 위해 고민하게 됐는지 계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돈과 호기심
때는 제가 카페에서 근무하고 있던 시절로 올라갑니다. 동네에서 일하다 보니 친구들도 방문했습니다. 특히 자주 오는 친구는 개발자 친구였습니다. 1년간 꾸준히 노트북을 들고 와서 어두운 배경에서 초록색 글씨가 가득한 화면을 보면서 어떤 작업을 하더라고요. 장난식으로 "우리 카페 해킹 중이냐", "지금 뭐 하고 있는 거냐" 자주 물어봤습니다. 항상 돌아오는 답변은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용어들로 가득했어요. 서버를 만들고 있는데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어느 날은 자신이 외주로 100만 원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가만히 앉아서 키보드를 두들겼는데 100만 원? 나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해도 10만 원도 못 벌고 있는데 대체 뭐지?'
호기심이 가득해졌습니다. 마감시간까지 컴퓨터를 하는 친구라 같이 집에 가면서 물어봤어요. 무슨 일인지, 돈은 어떻게 번 건지, 수학을 잘해야 되는지, 영어를 잘해야 되는지 물어봤습니다. 개발자라는 직업이었고 자격증, 학교 상관없이 오로지 실력만 좋으면 누구나 회사에서 데려갈 거라고 하더라고요. 실력만 좋으면 된다에 혹 했습니다. 개발자라는 직종에 대해 많이 알아봤었고 우아한 형제들에서 초봉 5천만 원을 주겠다는 글도 함께 본거 같아요. 시작은 돈 때문에, 앉아서 일하기 때문에, 맥북으로 뭔가를 하기에 시작했습니다. 파이썬을 설치하고 개발을 시작했어요. hello world, 별 찍기, 구구단을 만들어 보던 기억이 납니다.
성취와 고통 그리고 시작
간단하고도 유명한 별 찍기, 구구단을 만들어보면서 스스로 뭔가를 더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을 만들어볼까 생각하면 바로 만들어봤어요. 3일 동안 내내 고민하다가 친구의 도움을 받고 겨우 완성했을 거예요. 작은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조금씩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선 고통이 필요했어요. 문법도 익혀야 했고, 에러도 발생하고...
마침 카페에서 사장님이 직원들의 월급을 메모장에 적어가면서 계산하시더라고요. (많이 받으면 많이 받았지 덜 받은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사장님도 처음엔 엑셀도 사용했지만 노트북을 켜고 적고 하는 과정이 귀찮다고 핸드폰 계산기와 볼펜으로 계산하시더라고요. 보면서 느꼈습니다.
“이건 내가 만들어야겠다.”
자바스크립트를 사용하여 달력을 만들어 직원도 등록하고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자 도전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한 번 개발을 포기하게 됩니다. 달력 자체를 만드는 로직이 너무 어려웠고, 구글링도 제대로 못 하던 시절이기에 큰 좌절을 경험했습니다. 나는 개발자랑은 맞지 않는구나 생각하고 노트북을 접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달력 로직을 만들 수 있지?’, ‘별을 찍으려면 어떻게 for문을 돌릴까’ 자면서도 생각이 들었어요. (당구에 빠져본 사람들은 눈만 감으면 사각형 안에 공들이 그려지듯 비슷한 경험입니다.)
이때 마음먹었습니다. 제대로 한 번 배워보자. 강의도 돈 내고 들어 보고 6개월 정도만 도전해보고 그때도 맞지 않으면 포기하자 라는 마음으로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마음먹습니다. 언어를 결정하는 시기였는데요. 이미 자바스크립트에 호되게 혼난 상태였고 다른 언어를 알아보던 상황에 자바를 기업에서 많이 사용한다고 들었고 아이콘 마저 커피였기 때문에 자바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우테코(우아한테크코스)도 알게 되어 자바에 힘이 더 실리게 됩니다.
6개월간의 집중
아무런 베이스가 없고, 체육 전공에 3년간 커피일을 하면서 바리스타를 준비하는 저에겐 새로운 도전이란 부담이 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6개월만 후회없이 도전해보자라는 마음을 먹었어요. 근무를 하면서 공부를 해야 되기 때문에 학원은 다니지 않았고 혼자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다행히 개발자 친구가 깃헙에 대해 알려주고,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 알려줘서 방향을 잡을 수 있었어요. 그리고 10월쯤에는 우테코가 시작되어 우테코에 합격하고 제대로 교육을 받아보자 마음먹었어요.
강의와 책을 활용하여 자바와 스프링을 공부했어요. 자바도 어려웠지만 스프링은 정말 어려웠어요. 동작하는 원리도 모르고 굴러가는 간단한 api를 만들면서도 이게 어디에 쓰이는지도 몰랐죠. 강의가 끝나고 혼자 만들어보려고하니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더라고요. 이렇게 공부하는 건 의미가 없겠다 싶어 왜 이렇게 동작하는지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모델 1, 2, mvc 패턴, 스프링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알고 나니 스프링 부트가 정말 편하다고 느꼈어요. 학습하는 방법을 수정하고 더 재미를 붙이게 됐어요. 그러면서 스프링으로 시급 계산기도 만들었어요.
그러고 우테코 3기를 지원하기 시작해요. 3기는 프리 코스까지만 참여하게 되고 최종에선 떨어져요. 노션에 프리코스에 대한 회고글이 있는데 시간 나면 티스토리에 옮겨 공유해보겠습니다.
완성의 뿌듯함
자바를 공부하고 콘솔 창에 동작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장님에게 보여줬습니다.
If(주 근무시간 > 15) { 주휴수당 계산 } else { 기본 시급 계산}
이라는 단순하지만 그때 당시엔 어려웠던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한 명만 계산이 되었고 '노트북도 열기 귀찮은데 언제 프로그램을 실행시켜서 사용하냐'라는 피드백이 있었습니다. 잘 못 입력한 경우 예외도 없던 로직이었기에 실제로 사용하기엔 매우 부적합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스프링도 학습하고 있었기 때문에 스프링 부트와 타임리프를 사용해서 웹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기 시작합니다.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직원도 저장하게 만들고 직원들의 시급을 등록해서 총임금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완성했습니다.
친구의 도움을 받아 aws를 사용해서 배포를 하였고 카페 포스기에서도 접속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포스기와 유사한 디자인으로 만들었기에 사장님은 매우 흡족해했고 해당 월의 월급은 제가 만든 프로그램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때 당시의 뿌듯함은 아직도 기억에 남을 정도입니다. 이게 개발자구나라고 느끼면서 정말 개발자가 돼보자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글쓰기 > 회고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아한테크코스 4기] 3주차 회고 - 가까워지기 (4) | 2022.02.28 |
---|---|
[우아한테크코스 4기] 2주차 회고 - 선택과 집중 (3) | 2022.02.21 |
[우아한테크코스 4기] 1주차 회고 - 나의 색깔 찾기 (3) | 2022.02.13 |
[회고] 2021년을 마치며 - 백엔드 개발자 (0) | 2022.01.30 |
[프로그래머스 데브 코스] 데브 코스 백엔드 과정을 마치며 (4) | 2022.01.26 |